📌 30초 요약: 사진의 ‘공정이용’과 ‘저작권 침해’ 사이의 경계
A1. 공정이용(Fair Use)은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도 저작물을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리입니다. 그러나 이는 “타인의 창작물을 무상으로 대거 사용하게 해 주는 제도”가 아니라, “정보 접근권과 창작자 권리 사이의 균형을 위해 마련된 좁은 예외 규정”입니다.
A2. 아닙니다. 비평이나 공익이 면죄부가 되지 않습니다. 언론보도 목적이라고 하더라도 영리적으로 기사나 사진을 허락 없이 학습하거나 사용하여 원저작물의 시장을 대체한다면 공정이용으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A3. 가능하지만 인정받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글과 달리 사진은 부분 발췌가 불가능하여 사용 자체가 곧 전체 복제를 의미하고, 그 시각적 핵심 효과를 그대로 전용하는 만큼 원저작물의 시장가치를 잠식할 위험도 큽니다.
A4. “이 사진을 보여주지 않고서는 비평(비판·분석)이 불가능하다”는 필요성이 인정될 때입니다. 다시 말해, 사진이 단순한 삽화나 장식이 아니라 비평의 직접적인 증거 자료로 기능하거나, 사진 자체에 대한 구체적인 해석과 비평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A5. 그렇습니다. 광고 수익, 후원, 채널 성장 등 경제적 이익에 기여하는 활동은 직접적인 수익이 아니더라도 영리 목적으로 간주됩니다. 나아가 저작권자의 이용허락 기회를 잠식하거나 잠재적 시장가치를 훼손하는 행위 역시 영리적 이용에 준하여 엄격하게 판단됩니다.
다음은 전직기자 출신 유튜버 뉴스포터 신혜리 씨를 상대로 한 사진 저작권 민사소송에서 제가 제출한 추가의견서의 일부입니다. 사단법인 오픈넷이 피고 측 입장에서 공정이용을 주장한 의견서를 최근 정부에서 발행한 안내서를 인용하여 반박했습니다. 비슷한 저작권 분쟁을 겪는 다른 창작자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제가 이 소송에 제출한 다른 의견서는 여기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언론에 의한 사용이 공정이용으로 인정될 수 있을지는 국내외 사례를 모아놓은 오찬미 씨의 논문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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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 생성형 인공지능의 저작물 학습에 대한 저작권법상 “공정이용” 안내서
문화체육관광부 및 한국저작권위원회가 2026년 2월 26일 발표한 『생성형 인공지능의 저작물 학습에 대한 저작권법상 “공정이용” 안내서』는 현행 저작권법 제35조의5에 관한 대한민국 정부의 가장 최신화된 공식 해석입니다. 동 안내서는 공정이용이 사전 이용허락 원칙의 예외로서 제한적으로 적용되어야 하며, ‘비평’ 또는 ‘공익’이라는 명분만으로 자동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전제합니다.
특히 안내서는 “A 기업이 허락 없이 B 언론사의 뉴스 기사 전체를 크롤링하여 학습한 결과를 바탕으로 기사 요약을 자동 제공하는 상업 서비스를 운영하는 경우”를 대표 사례로 들며, 뉴스저작물 사용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합니다.
① 두 서비스 모두 뉴스 제공을 목적으로 하므로 목적의 변형성이 인정되지 않고(이용의 목적 및 성격), ② 뉴스에는 기자의 해석·논평 등 표현이 포함되어 있으며(저작물의 종류), ③ AI 학습을 위해 저작물 전체가 이용되었고(이용된 양), ④ 언론사의 구독 및 광고 시장을 대체하여 경제적 손해가 발생한다는 점(시장 영향)에서, 공정이용으로 인정받기 어렵다고 설명합니다.
무단으로 수집된 저작물에 해당하고, 변형적 목적을 인정하기 어려우며, 결과물이 원저작물의 시장을 직접적으로 대체하여 경제적 피해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이 기준을 피고의 사업모델, 오픈넷 박경신 이사의 의견서와 피고 측 공정이용 주장에 대입하면, 그 논리적 한계가 항목별로 드러납니다.
항목별 논리적 한계
1. 저작물의 성격 — 보도사진은 사실의 전달에 불과하여 저작물성이 없다?
피고 측은 원고의 보도사진이 창작성이 결여된 단순한 “사실의 전달”이라고 주장하며 공정이용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려 합니다. 그러나 정부 안내서는 두 가지 측면에서 이 주장과 다른 방향을 제시합니다.
첫째, 뉴스 기사라 하더라도 기자의 사상이나 감정에 기초하여 사회현상을 해석한 내용이 담긴 경우 단순한 사실 전달 저작물로 보지 않으며, 이는 보도사진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보도사진은 무엇을 어떤 순간에 어떤 구도와 프레이밍으로 포착했는지, 렌즈·거리·노출·편집을 어떻게 선택했는지 등 표현 요소가 결합된 창작물입니다. 둘째, 사진과 미술 저작물은 그 자체를 향유하기 위한 예술적 저작물로 분류되어 보호 받습니다.
2. 영리성 판단 — 간접 수익도 영리에 해당한다
박경신은 구독료를 받는다는 사실만으로 영리성을 강조하는 것은 공정이용 판단과 무관하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정부 안내서는 직접적인 금전 수취만을 영리로 보지 않고, 광고·후원·채널 성장 등 간접적으로 경제적 이익이나 영업활동에 기여하는 경우까지 영리 목적에 포함된다고 명시합니다. 피고는 제 사진을 유료 구독 플랫폼 및 유튜브에 아무런 변형 없이 반복 노출하여 구독료·광고 수익·후원금을 취득하였으며, 이는 안내서가 제시하는 영리성 기준에 해당합니다.
3. 이용 비중 — 전체 복제는 원칙적으로 공정이용 인정이 어렵다
박경신은 비평에 필요한 만큼만 제한적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피고는 제 사진 10장 전체를 30회에 걸쳐 100% 원본 (또는 원본에 준하는 시각적 효과) 그대로 복제하였습니다. 정부 안내서는 타인의 저작물 전체를 복제하는 양적 침해는 원칙적으로 공정이용으로 인정되기 어렵다고 명시하고 있어, 피고의 이용 방식은 이 기준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4. 변형성 판단 — ‘비평’ 형식이 곧 변형성은 아니다
박경신은 ‘생생한 비평’을 위해 사진을 포함해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며 피고의 행위를 기존 언론과 구분된 예외적 영역으로 포장하려 합니다. 그러나 공정이용의 핵심 쟁점은 ‘생생함’이나 ‘비평’의 여부가 아니라, 목적 달성에 필요한 최소한의 재현 범위와 그 재현이 원저작물의 시장을 대체하는지 여부입니다. 피고는 제 사진을 최소한의 참고 자료로 활용한 것이 아니라 서비스의 핵심 시각 콘텐츠로 제시했으며, 이는 원저작물의 시각적 효용을 그대로 전용한 것입니다.
저작권법 제35조의5 제1항은 공정이용의 전제 조건으로 ‘저작물의 일반적인 이용 방법과 충돌하지 않을 것’을 규정합니다. 피고는 비평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시사 정보를 전달하며 수익 창출하는 매체로서 원저작물과 사실상 동일한 시장에서 경쟁합니다.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는 주체가 타 창작자의 핵심 시각 콘텐츠를 그대로 가져와 시각 자료로 자신의 서비스에 활용하는 것은 비평의 범위를 벗어난 시장 대체 행위이며, 사진 저작물의 통상적 이용 방법과 정면으로 충돌합니다.
5. 시장 대체성 — 잠재적 시장도 보호 대상이다
박경신은 외신 사진 사용에 대해 원래 비용을 지불하는 시장이 없으므로 시장 가치 훼손이 없다고 주장하며, 오히려 제가 국내에 없는 시장을 만들려 한다고까지 말합니다.
그러나 저작권법 제35조의5 제1항은 공정이용이 ‘저작자의 정당한 이익을 부당하게 해치지 않는 경우’에만 성립한다고 규정합니다. 정부 안내서 역시 시장 영향의 판단 범위를 현재 시장의 유무에 한정하지 않고, 이용허락 기회 훼손 여부와 장래 합리적으로 형성될 수 있는 잠재 시장의 대체·약화까지 포함하여 판단해야 한다고 명시합니다.
저는 국내외에서 사진을 재판매하는 전문 창작자입니다. 피고의 반복적 무단 사용은 저의 이용허락 기회를 실질적으로 훼손했으며, 라이선스 비용을 정당하게 지불하는 다른 언론사들의 경쟁력까지 저해하는 불공정 행위입니다. 이는 창작자의 재산적 권리를 부당하게 침해하고 잠재 시장의 거래 질서를 붕괴시키는 것으로, 저작자의 정당한 이익을 해치는 행위에 해당합니다.
또한 ‘국내에 존재하지 않는 시장을 새로 창출하려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케이팝(K-pop)에 비유하여 반박해보겠습니다. 저 멀리 남미나 아프리카의 어느 사업자가 “이 지역에는 케이팝 시장이 없고, 내가 하는 건 케이팝 비평”이라고 주장하며 BTS 음원에 자신의 번역이나 해설을 덧붙여 무단 복제·판매하더라도, 언어와 국가, 시장이 다르다는 이유로 공정이용이 인정될 수 있겠습니까? 오늘날 대한민국은 콘텐츠를 전 세계에 수출하는 나라입니다. 그에 걸맞게, 저처럼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창작자의 권리 역시 보호받아야 마땅합니다. ‘국내에 시장이 없으니 침해가 아니’라는 논리는 이러한 현실을 외면한 시대착오적 주장에 불과합니다.
6. 관행의 한계 — 관행은 공정이용의 면책 사유가 아니다
박경신은 국내 언론에 의한 외신 사진 사용이라는 유사한 관행이 존재한다는 점을 들어 이를 일반적인 이용방법으로 정당화하려 합니다. 그러나 정부 안내서는 관행이 공정이용을 자동 정당화하는 면책 사유가 될 수 없으며, 사전 허락 원칙을 대체할 수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합니다.
정부 안내서의 판단 기준을 종합하면, 박경신 의견서가 전제하는 ‘언론비평이므로 영리성은 본질적으로 무관하다’거나 ‘관행이 존재하므로 시장도 없다’는 주장은 공정이용 판단의 법리 구조 및 정부의 최신 공식 해석과 부합하기 어렵습니다.
국가적 장려가 필요한 AI 산업에서조차 창작자 보호를 위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정부 정책 기조에 비추어, 원본을 상업적으로 반복 복제, 전송한 개인 방송 및 영리 행위가 공정이용으로 인정되어야 한다는 피고 측 주장은 현행 저작권법의 해석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판단됩니다. 나아가 원저작물을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식으로 사용 또는 생성하는 AI와 다르게, 피고는 제 사진 전체를 그대로 사용하였습니다.
재판부께서 정부의 최신 공정이용 판단 기준을 함께 살피시어 피고 측의 항변을 판단하여 주시기를 정중히 요청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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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이용 제도의 본래 취지와 본 사건에서의 적용 한계
1. 공정이용의 본래 의미: 약자를 위한 예외 규칙
공정이용(fair use)은 본래 “누군가의 창작물을 대량으로 공짜로 쓰게 해 주는 제도”가 아니라, “정보 접근권과 창작자 권리 사이의 균형을 위해 마련된 예외 규칙”입니다. 그리고 그 예외는 역사적으로 대개 약자를 위해 작동해 왔습니다. 거대 자본과 유통망을 가진 쪽이 아닌, 독립제작자·연구자·학생·비평가처럼 자원이 제한된 주체가 공익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기존 저작물을 일부 인용할 수 있도록 열어 둔 작은 문이었습니다.
예컨대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독립 제작자가 사회적으로 중요한 사건을 기록하기 위해 거대 방송사의 자료 화면을 인용하는 상황을 떠올려 보면, 공정이용의 의미는 직관적으로 이해됩니다. 그는 방송사와 동등한 협상력을 갖고 있지 않고, 비용을 감당할 여력도 부족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사건의 진실을 다루는 다큐멘터리 자체를 포기하게 만드는 것이 사회 전체에 이롭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공정이용은 “가능한 범위에서, 필요한 만큼만” 기존 자료를 쓰게 하되, 그것이 원저작물의 시장을 대체하거나 권리자의 정당한 이익을 무너뜨리지 않는 선에서 균형을 맞추도록 설계되었습니다. 공정이용이 “약자를 위한 제도”라는 말은, 이런 맥락에서 정확합니다.
2. 공정이용의 역설: 거대 플랫폼의 책임 회피 논리로의 변질
문제는 최근 들어 공정이용이 전혀 다른 얼굴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연세대 로스쿨 남형두 교수는 최근 저서 『공정이용의 역설 — 시소에 올라탄 거인, 균형의 복원』(경인문화사, 2025)에서 이 변화를 정면으로 다룹니다. 그는 “공정이용은 본래 정보 접근권과 창작자 권리의 균형을 위한 제도였지만, 지금은 플랫폼 기업들이 책임을 피하기 위한 면책 논리로 오용되고 있다“고 진단합니다. AI 학습과 데이터 수집을 둘러싼 분쟁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공정이용이 “약자를 보호하는 예외”가 아니라 “거대 플랫폼이 책임을 피하기 위한 논리”로 변형되는 장면이 빈번해졌습니다. 뉴욕타임스가 오픈AI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사건, 국내 지상파 방송 3사가 네이버와 오픈 AI에 맞서 법적 대응에 나선 사례는 이 문제가 더 이상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님을 보여 줍니다.
이 변화의 핵심은 간단합니다. 남 교수는 구글과 오라클의 11년간 법정 공방을 분석하며, 미국 연방대법원이 공익성을 이유로 2021년 구글의 손을 들어준 판결을 “작은 사용자를 위한 자그마한 문을 거대 사용자가 활용한 결과”라고 평가합니다. 약자를 위한 예외 조항이 오히려 거대 플랫폼의 도구가 되어 버린 역설입니다. AI는 논문, 뉴스, 웹사이트, 이미지 등 방대한 콘텐츠를 수집해 학습하지만, 그 과정에서 저작권자의 동의 없이 저작물이 활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플랫폼은 “무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듯 보이지만, 동시에 거대한 광고 수익과 시장 지배력을 확보합니다. 반면 창작자는 자신의 성과가 무단으로 흡수되는 과정에서 경제적·창작적 동기를 잃을 수 있고, 이는 장기적으로 콘텐츠 생태계 자체를 약화시킵니다.
3. 본 사건에의 적용: 예외의 혜택은 누가 가져가는가
공정이용은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됩니다. “누가, 무엇을 위해, 어느 범위까지, 어떤 대가 구조 안에서, 예외를 누리는가.”
본 사건에서 그 답은 명확합니다. 공정이용이 본디 보호하려는 주체는 협상력과 자원이 제한된 개인 창작자입니다. 그런데 본 사건에서 공정이용을 방패로 내세우는 쪽은 유료 구독·광고·후원 수익으로 운영되는 10만 구독자를 가진 상업적 1인 미디어 플랫폼이고, 그 예외의 비용을 고스란히 감당하는 쪽은 개인 프리랜서 창작자인 원고입니다. 심지어 피고는 억대 소송 프레임으로 모은 후원금으로 변호사를 선임하고 사실상 본인 부담없이 본 사건에 대응중인 반면, 원고인 저는 모든 법률비용을 자부담하고 있습니다. 남형두 교수가 지적한 “작은 사용자를 위한 자그마한 문을 거대 사용자가 활용하는” 역설이 본 사건에서 재현되고 있는 것입니다.
재판부께 요청드리는 것은 공정이용을 부정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남 교수의 말처럼 “공정이용은 원래 약자를 위한 제도였고, 지금도 여전히 필요하다. 다만 이 제도를 어떻게 운영할지, 어느 시점에서 누가 그 혜택을 가져가는지를 끊임없이 점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외는 예외답게 좁고 정교해야 하며, 균형은 선언이 아니라 구체적인 판단을 통해서만 유지됩니다.
본 사건에서 공정이용의 적용이 제도 본래의 취지에 부합하는지를 재판부께서 엄중히 살펴 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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