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터 신혜리는 저작권 소송의 원고 박준수 사진기자에게 유튜브 채널을 삭제 당했다 복구했고, 계좌까지 가압류당했다고 말해왔습니다.
그 사실 자체는 맞습니다. 하지만 이유와 맥락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 이유와 맥락을 저에게 질문한 언론인은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신혜리는 유튜브 삭제와 가압류를 말했지만, 그 결과를 불러 온 자신의 반복 도용, 반론통지, 1억 소송 프레임, 후원 여론전 2차 가해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 본 저작권 소송은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며 최종 변론 기일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저작권 소송은 어떻게 시작되었나
처음부터 신혜리 씨를 상대로 소송을 원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저는 이미 18개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상태였고, 추가 소송은 부담스러웠습니다.
우선 워싱턴포스트의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인터뷰 사진을 그대로 사용한 신혜리 씨의 영상을 유튜브 저작권 신고로 삭제시켰습니다. 영상 삭제가 유지되면 그 사이에 확인된 침해에 대해서는 배상을 논의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시 확인된 사용분은 네이버 프리미엄 콘텐츠 (유료 기사) 등을 포함해 최소 4회였습니다.
그런데 신혜리가 공정이용이라며 반론통지(counter notification)로 대응했습니다. 반론통지는 유튜브 저작권 신고 절차에서 단순한 항의가 아닙니다. 유튜브 정책상 침해자가 반론통지를 하게 되면 입증 책임이 다시 저작권자에게로 넘어오게 됩니다. 저작권자가 반론통지를 받은 후 10일 안팎의 정해진 기한 안에 법적 조치(소송 제기)를 취하고 그 증거를 유튜브에 제출하지 않으면, 삭제된 영상이 복구되는 절차입니다.
저는 영상 복구를 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2025년 2월 26일, 유튜브 신고 절차를 통해 연락한 신혜리에게 답장을 보냈습니다. 이것이 신혜리와 직접 주고받은 처음이자 마지막 연락이었습니다.
신혜리 님, 안녕하세요?
유튜브를 통해 보내신 답변내용 잘 받아보았습니다.
먼저 개인적인 감정은 전혀 없고, 피해구제를 위해 합법적으로 마련된 장치를 통해 저작권자의 권리를 행사했을 뿐임을 알려드립니다.
다만, 저의 DMCA 저작권 신고에 counter notification으로 대응하신 바람에, 제가 3월 11일까지 법적인 조치를 취하고 유튜브에 그에 대한 증거를 제출하지 않으면 영상이 복구될 상황에 놓였습니다. 개인이시고, 소송을 하는 비용에 비해 실익이 크지 않을 것 같아서 영상의 삭제로만 끝내려했는데 일을 키우신 것 같습니다.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저는 영상의 복구를 원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counter notification을 취소하지 않는 이상, 소송을 진행하겠습니다. 협의를 말씀하셨으니, 취소를 전제로 이미 발생한 피해에 대한 배상은 논의해볼 수 있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외신의 기사와 사진을 이용한 본인의 영리활동이 공정이용이라고 진심으로 믿으시는건지 궁금하긴 합니다.
유튜브 광고수익에 멤버쉽, 수퍼챗, 방송출연료 등의 수입을 얻고 계시고, 월 19,800원의 네이버 프리미엄 구독서비스도 운영중이신데요. 제가 촬영한 사진이 지금까지 네이버 프리미엄 등에서 4번 이상 사용된 것도 확인하고 증거확보도 마쳤습니다.
저는 사진의 저작권자로서 당연한 모든 권리를 행사할 것입니다.
향후 합의 등에 대한 논의는 방OO 변호사님(메일 참조, 법무법인 OO, 02-OOO-OOOO)과 진행해주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박준수 드림.
메일에서 말한 것은 분명했습니다. 반론통지를 취소하지 않으면 소송을 진행하겠다는 것, 취소를 전제로 이미 발생한 피해에 대한 배상 또는 합의는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신혜리는 합의에 응하거나 반론통지를 취소하지 않았고, 저는 예고한 대로 소송을 진행했습니다. 그리고 소송 제기 이후 제가 합의를 요구한 적은 없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은 “합의를 거부하자 거액 소송이 시작된 사건”이 아닙니다. 신혜리의 반론통지로 영상 복구 가능성이 생겼고, 입증부담이 저에게로 넘어왔으며, 그 대응이 소송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메일을 보낼 때는 4장, 자료를 취합하고 나니 10장 30회였습니다
소송을 결심하고 본격적으로 자료를 취합했습니다. 피해규모는 처음 파악했던 것보다 훨씬 컸습니다. 취합하는 데만 꼬박 일주일이 걸렸고, 최종적으로 확인된 것은 사진 10장, 30회 이상의 반복 사용이었습니다. 제가 단일 주체로부터 당한 저작권 침해 중 가장 큰 규모였습니다.
유튜브 영상뿐 아니라 네이버 프리미엄 등 유료 플랫폼에서도 제 사진이 반복 사용되었습니다. 광고수익, 멤버십, 슈퍼챗, 유료 구독료 등 명백한 영리적 구조 안에서 이루어진 사용이었습니다.
더구나 이 사건에는 뉴욕타임스(NYT)의 저작권 침해 경고 공문도 존재합니다. 국내 개인 유튜버에게 뉴욕타임스가 직접 저작권 침해 경고 공문을 보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례입니다.
유튜브의 저작권 정책, 채널 삭제, 그리고 복구
유튜브의 저작권 정책은 저작권 침해가 3회 이상 누적되면 채널을 삭제합니다. 신고 절차에서 1주일의 수정 기간을 부여할지, 즉시 제재(copyright strike)를 취할지 결정하는 권한은 저작권자에게 있습니다.
신혜리의 채널이 삭제될 뻔했다면, 그건 최소 3건 이상의 저작권 침해가 채널에서 반복됐다는 뜻입니다.
증거를 수집하는 동안에도 신혜리는 영상을 통해 저작권 분쟁의 경위를 본인에게 유리한 방향으로만 설명하며 구독자들의 동정심을 유발했고, 저를 향한 구독자들의 비난을 제지하지 않았습니다. 소송을 염두에 두고 증거 취합을 위해 영상을 봐야했던 제 입장에선 그걸 보는 게 정신적으로 힘들었습니다.
공적 영향력을 가진 저작권 침해 가해자가 사건을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일방적으로 전달하며 피해자 행세를 하는 것. 그때는 몰랐지만, 2차 가해의 시작이었습니다. 그 상황에서 제 사진을 사용한 영상을 4개 이상 확인했고, 일방적인 주장을 멈추길 바라는 마음으로 그중 3개를 신고한 것입니다.
신혜리는 이재명 전 대표 관련 영상을 포함해 공정이용을 이유로 반론통지를 제출했고, 영상은 복구되었습니다. 이후 채널 복구 사실을 강조하며 자신의 사용이 공정이용으로 인정된 것처럼 말해왔습니다. 그러나 유튜브 내부 절차와 법원의 공정이용 판단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플랫폼에서 채널이 복구되었다고 해서 민사상 저작권 침해 여부가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는 사진의 영리적 사용, 또는 ‘보도’라는 동일 시장에서의 사용이 공정이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선례가 이미 많습니다. 그러나 한국에는 그런 선례가 없었습니다. 유튜버들이 타인의 사진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가져다 영리활동에 쓰는 관행에 제동을 걸 필요가 있었습니다.
법원의 판단을 통해 신혜리의 사진 무단 사용이 공정이용이 아니라는 명확한 선례를 남기는 것, 그것이 소송 제기 이후 합의를 요구하지 않은 이유입니다.
가압류는 왜 신청했나
가압류는 소 제기와 동시에 신청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처음부터 계획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신혜리는 소장을 받은 직후부터 “1억 소송” 프레임을 가동했습니다. 실제 손해배상 청구액과 법정 소가를 구분하지 않았고, 사진 10장 30회 반복 사용이라는 침해 규모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과도한 소송을 당한 피해자처럼 말했고, 그 여론을 바탕으로 후원과 탄원을 모았습니다.
저작권 침해 피해자인 제가 오히려 가해자처럼 몰리고, 그 왜곡된 여론이 후원 동력으로 사용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이러한 상황이 위험하고 부당하다고 생각했고, 장래 손해배상채권을 보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한편, 소 제기 이후 신혜리는 직접 제 대리인에게 연락해 400만 원 합의를 제안했습니다. 한국 생활을 정리하고 캐나다로 갈 수 있다는 취지의 말도 전달되었습니다. 집행이 곤란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앞에서는 “1억 소송” 프레임으로 여론을 만들고 후원금을 모으면서, 뒤에서는 합의를 제안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리하자면, 가압류는 피고가 2차 가해를 시작한 와중에 소액 합의를 제안하며 해외 이주 가능성을 직접 언급했기에, 법원이 자산 도피 및 은닉 위험을 인정하여 본안 판결 전 보전처분으로 가압류 신청을 인용한 것입니다.
어려운 결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선견지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유튜브 삭제와 가압류가 가벼운 조치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내 권리를 지키겠다고 누군가를 너무 극단으로 모는 건 아닌가, 그 생각으로 잠을 설친 적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후 상황을 보며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신혜리는 뉴욕타임스 공문을 받고도 태도를 바꾸지 않았고, 소장을 받자마자 “1억 소송” 프레임을 가동했으며, 이후 15개월 넘게 사실 왜곡과 2차 가해를 이어갔습니다.
돌이켜보면 가압류는 과도한 조치가 아니라 반드시 필요한 조치였습니다. 가압류를 신청하지 않았더라면 저는 왜곡된 여론과 2차 가해에 더해 금전 손실까지 감당해야 했을지도 모릅니다.
유튜브 채널 삭제와 가압류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그 사실만으로 신혜리가 피해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저를 합의금 장사라고 묘사했지만, 정작 소 제기 이후 합의를 제안한 건 신혜리였습니다.
유튜브 삭제의 배경에는 반복된 저작권 침해와 영상 삭제에 대한 반론통지, 여론동원이 있었습니다. 가압류의 배경에는 “1억 소송” 프레임, 사실왜곡과 후원활동 등의 2차 가해, 장래 집행 곤란 우려가 있었습니다.
이것이 지금까지 신혜리가 누락하고, 언론인들이 질문하지 않은 유튜브 삭제와 가압류의 실제 맥락과 경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