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터 2차 가해] 무더기 소송이 아니라 무더기 도용입니다

원고 박준수 사진기자가 제기한 이 사건의 본질은 “여러 언론사를 상대로 한 무더기 저작권 소송”이 아닙니다.

먼저 있었던 것은 소송이 아니라, 여러 매체와 플랫폼에서 반복된 “무더기 도용”이었습니다.

뉴스포터 운영자 신혜리 씨는 박준수 사진기자의 사진 10장을 30회 도용한 사실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소송의 원인과 침해 규모는 흐리고, 피해자의 권리 행사만 “과도한 소송”처럼 보이게 만들었습니다.

먼저 있었던 것은 소송이 아니라 침해였습니다.

신혜리 씨는 제가 제기한 사진 저작권 소송에 대해 처음에는 “왜 힘없는 독립언론에 이런 소송을 제기하느냐”는 식으로 설명했습니다. 자신이 유독 표적이 된 것처럼 말했고, 저작권 침해 피해자인 저를 과도한 권리 행사자의 위치에 놓았습니다.

그러나 이후 제가 여러 대형 언론사를 상대로도 사진저작권 침해 책임을 묻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사건의 프레임은 달라졌습니다. 이 사건은 “여러 언론사를 상대로 한 과도한 저작권 소송”, “언론 자유를 위축시키는 소송”, “1억 소송”, “합의금 장사”의 맥락으로 소비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많은 언론사와 전현직 언론인들이 이 서사를 믿고 신혜리 씨 편에서 탄원을 하거나 기사를 썼습니다. 하지만 이 설명에는 중요한 전제가 빠져 있습니다.

저는 존재하지 않는 권리를 만들어 소송한 것이 아닙니다. 외신 매체에 제공했고, 실제 시장에서 거래되어 온 제 사진들이 허락 없이 캡처·사용되었고, 일부 경우에는 촬영자 표시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권리를 행사한 것입니다.

소송이 먼저였던 것이 아닙니다. 침해가 먼저였습니다.

권리행사가 먼저였던 것도 아닙니다. 무단 사용이 먼저였습니다.

“무더기 소송” 프레임은 무엇을 지우는가?

“여러 언론사를 상대로 소송했다”는 말만 강조하면, 독자는 쉽게 오해할 수 있습니다. 마치 한 사진기자가 여러 언론사를 상대로 과도하게 소송을 벌이고, 사진 몇 장으로 언론사를 괴롭히는 것처럼 보이게 됩니다.

그러나 실제 순서는 반대입니다.

여러 언론사와 플랫폼이 외신 보도사진을 허락 없이 사용했고, 출처와 촬영자 표시, 권리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 침해가 발생한 뒤에야 권리를 행사했습니다.

여러 건의 소송이 있었다면, 그 앞에는 여러 건의 침해가 있었습니다. 그 원인을 빼고 결과만 말하면, 피해자는 어느새 문제를 일으킨 사람처럼 보이게 됩니다.

질문은 반대로 던져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먼저 물어야 할 질문은 “왜 여러 소송을 했느냐”가 아닙니다.

왜 한 사진가의 사진이 여러 매체와 플랫폼에서 반복적으로 허락 없이 사용되었는가?
왜 외신 매체에 제공된 사진이 원저작자의 허락 없이 캡처되고 재사용되었는가?
왜 촬영자 표시와 권리관리는 반복적으로 가볍게 취급되었는가?
왜 여러 매체의 무단 사용은 관행처럼 넘어가고, 그 피해자가 책임을 묻는 일만 “무더기 소송”처럼 불렸는가?

이 질문들이 이 사건의 핵심입니다.

이것이 2차 가해인 이유

신혜리 씨의 문제는 단순히 억울함을 호소했다는 데 있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왜 나에게만 그러느냐”는 피해자 서사를 만들었고, 이후에는 제가 여러 언론사를 상대로도 소송한 사실을 이용해 “과도한 소송”과 “언론 자유 위축” 프레임을 만들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1억 소송”, “억대 소송”, “합의금 장사”라는 표현이 반복되었습니다.

그 결과 저는 저작권 침해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과도한 돈을 요구하는 사람, 언론사를 괴롭히는 사람처럼 묘사되었습니다. 저작권 침해 피해자의 권리 행사를 왜곡하고, 침해의 규모는 축소하며, 피해자를 다시 공격하는 2차 가해의 구조. 그것이 이 사건에서 반복되었습니다.

언론이 글의 저작권을 존중받아야 한다면, 사진의 저작권도 존중받아야 합니다. 펜과 마이크를 든 기자의 권리만 언론 자유가 아닙니다. 카메라를 든 기록자도 언론의 일부입니다.

그럼에도 이 사건에서는 사진저작권 침해의 문제는 작게 다루어지고, 그 책임을 묻는 권리행사는 크게 부각되었습니다. 언론사와 플랫폼의 무단 사용은 관행처럼 취급되었고, 프리랜서 사진가의 권리행사는 과도한 소송처럼 다루어졌습니다.

정확한 이름을 붙여야 합니다.

본질은 여러 매체와 플랫폼에서 반복적으로 이루어진 사진 무단 사용입니다. 프리랜서 사진가의 노동과 저작권을 가볍게 여긴 관행입니다. 그리고 침해 이후에도 정당한 권리행사를 “1억 소송”, “합의금 장사”, “과도한 소송”으로 왜곡한 2차 가해입니다.

왜 남의 사진을 허락 없이 사용한 문제는 작게 다루어지고, 그 피해자가 권리를 행사한 일만 크게 문제처럼 다루어집니까?

왜 무단 사용은 관행이 되고, 권리행사는 “무더기 소송”이 됩니까?

이 사건은 무더기 소송이 아닙니다.
무더기 도용입니다.

그리고 그 도용에 책임을 묻는 것은 과도한 권리행사가 아니라, 프리랜서 사진가이자 다큐멘터리 사진가로서 제 노동과 권리를 지키기 위한 정당한 대응입니다.